MUSIC./K-pop.

[에피톤 프로젝트] ‘이화동’ – 골목길에 남은 추억의 온기

_한쓰 2025. 7. 20. 17:02
반응형

안녕하세요, 한스입니다.

오늘은 에피톤 프로젝트가 2010년 발표한 곡, ‘이화동(duet with 한희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누군가는 서울의 골목을, 누군가는 사랑의 잔상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이 곡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다시 걷고 싶은 거리와 이별의 그늘을 음악으로 연출한 작품입니다. 애써 잊으려 해도 선명히 남는 기억처럼, ‘이화동’은 듣는 이의 마음 깊은 곳을 조용히 두드립니다.

반응형

에피톤 앨범 커버

노래의 시작, 골목을 걷는 마음

 

이화동’은 서정적인 피아노와 아련한 현악기, 그리고 한희정의 맑은 목소리가 어우러져 특별한 감성을 만들어냅니다. 곡이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서울 하늘 아래, 이화동의 좁은 골목길을 걷고 있는 듯한 풍경이 그려집니다. 싱그러운 5월의 햇살,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빛, 그리고 벽화마을 구석구석의 따뜻했던 추억들이 가사의 곳곳에 묻어납니다. 마치 “우리 두 손 마주잡고 걷던 서울 하늘, 동네 좁은 이화동 골목길 여긴 아직 그대로야”라는 구절처럼,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었던 그때의 계절이 다시 떠오릅니다.

잊지 못할 기억과 그리움의 조각

이 곡의 가사는 이별 후에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기억,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리움을 담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선명한 상대방의 눈빛과 머릿결, 서로를 바라보던 오월의 햇살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옵니다. “아름답게 눈이 부시던 그 해 오월 햇살, 푸르게 빛나던 나뭇잎까지 혹시 잊어버렸었니? 우리 함께 했던 날들 어떻게 잊겠니?”라는 구절은, 지난 시간을 견디고 있는 화자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잊으려 해도 잊히지 않고,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아련함이 피아노와 보컬을 따라 골목마다 잔잔히 퍼집니다.

이화동이 전하는 특별한 위로

이화동’은 단순한 장소의 이름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한 번쯤 돌아가고 싶은 시간과 공간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빛바랜 벽화, 낮은 언덕, 그리고 조용히 나란히 걸었던 좁은 골목이 사랑의 흔적으로 남아 있는 곳. 이 노래는 지나간 사랑의 아름다웠던 순간과, 현재의 이별이 교차하는 곡선 위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갑니다.

음악을 듣는 이에게는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음을, 흔들림 끝에 피어나는 성장과 용기를 곡 전체를 통해 조용히 건넵니다. 그늘 곁에 웃어주던 그림과 하늘 가까이 오르며 떠오르는 모습, 다시는 돌아갈 수 없어 더 아픈 그 거리에 대한 애틋함이 오롯이 전해집니다.

에피톤 프로젝트, 그리고 한희정의 시너지

에피톤 프로젝트는 차세정이 이끄는 1인 음악 프로젝트로, 도시의 쓸쓸함과 사람의 온기를 음악적으로 풀어내며 감성적인 색채를 꾸준히 보여주었습니다. ‘이화동’은 한희정의 투명한 음색이 더해져, 곡이 가진 따뜻함과 쓸쓸함을 한층 풍부하게 완성했습니다. 두 뮤지션의 목소리가 교차하며, 애써 감춘 마음까지 고스란히 드러나는 아련한 무드를 자아냅니다.

여느 에피톤 프로젝트 곡들처럼, ‘이화동’ 역시 도시의 미세한 공기와 개인의 내밀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곡을 듣는 순간, 비슷한 골목에서 느꼈던 감정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맺음말

‘이화동’은 첫 사랑을 추억하는 이에게도, 지난 계절을 끌어안은 이에게도 각기 다른 의미로 남는 곡입니다. 눈부셨던 그해 오월, 그 골목을 기억하며 한 번쯤은 되돌아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후회도, 미련도, 모든 감정이 시간이 지나 더욱 선명해지는 소중함을 노래합니다. 조용히 다시 시작하고 싶어질 때, 누군가에게 인사를 전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남을 때, ‘이화동’은 곁에 조용히 머물며 위로가 되어줍니다. 에피톤 프로젝트의 ‘이화동’은 마음속 어딘가 남겨둔 골목길처럼, 그리움과 위로가 오가는 작은 음악 여행입니다. 봄바람이 조금 차가워질 때, 오래된 추억과 새로운 바람이 어우러지는 저녁, 이 노래를 들으며 자신만의 이화동을 걸어보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반응형